부러진 화살, 이 좋은 소재를 겨우 이 따위 그릇으로...? 영화-CGV무비패널

부러진 화살.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인데 VIP시사회를 하길래 가 봤다.

사실 석궁테러 사건을 가지고 만든 영화란 것만 알았지
정확히 어떤 내용이고 누가 만들었고 누가 나오고 그런건 생각지도 않은 상태로 갔다
그냥 거기에 관련한 정치적 풍자나 사건에 대한 해석과 추리 정도를 담은 이야기일꺼라는
막연한 기대만 한 채로.

근데 아 영화에는 결국 본질, 내용이 사라졌다.
이건 처음부터 무조건 진보가 옳은쪽이고 보수는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선정해둔 채
작정하고 비난만을 위한 영화로밖에 보이질 않드라.

내가 알기로는 이 문제는 결코 보수와 진보의 시각만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었다.
내 기준에서 보수주의자들은 명확히 드러난 팩트만으로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고
진보주의자들은 이상이나 열정을 통해 해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을 하는데
덕분에 상황이 전개되면서 보수측 관점에서도 상당한 의문과 비판을 제기했던 사건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진보의 시각에서만 사물을 해석함으로써 다 망치고 말았다.
중립의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이것은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사회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공격하는 훌륭한 영화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사법부와 사회의 비리가 아닌 진보로서의 보수에 대한 공격이라는 엉뚱한 구조로 영화를 가져가면서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알 수가 없어져버린듯한 느낌을 딱 받게 되더라.

엠비 집권 전에 있었던 사건과 공판에 대한 영화인데 도대체 BBK같은걸 중간중간에 집어넣은 이유가 뭐냐 응?
나도 BBK는 아직 의문을 가질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필요하지도 않은 부분에 그런 장치들이 있다는게 참 거시기ㅡ 하더이다.

이 좋은 소재를 겨우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틀에,
그것도 중간없는 대결에 진보라는 작은 그릇에만 담으려 했다는 점에서 참 답답한 영화.
차라리 추리극이었다면 긴장감이라도 있었겠는데.


PS. 문성근이 비리 판사로 나온다는걸 보고 뭔가 좀 다른 구조로 봐 주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결국 영화 보고 나니까 그냥 상대 진영에 대한 조롱이나 능욕이라는 생각밖에 안 듭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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